배당 ETF는 하락장에 강할까 — SCHD·VYM·NOBL을 13년 낙폭으로 검증했다
배당주는 방어적이라고들 합니다. 대표 배당 ETF 세 개를 S&P 500과 같은 기간으로 비교했더니, 수익률도 낙폭도 예상과 달랐습니다.
배당 ETF를 추천하는 논리는 대개 두 갈래입니다.
- 꾸준한 현금흐름이 나온다
- 하락장에서 덜 빠진다 (방어적이다)
1번은 구조상 맞습니다. 그런데 2번은 검증이 필요한 주장입니다. 대표 배당 ETF 세 개를 S&P 500과 동일한 기간으로 놓고 계산해 봤습니다.
13년 결과
| ETF | 성격 | 연평균(CAGR) | 최대낙폭(MDD) |
|---|---|---|---|
| SPY | S&P 500 | +13.94% | −23.9% |
| SCHD | 배당 성장·질 중심 | +12.16% | −21.5% |
| VYM | 고배당 | +11.22% | −24.0% |
| NOBL | 배당귀족 (25년 이상 증배) | +10.01% | −23.2% |
기간: 2013년 10월 ~ 2026년 9월 · 월간 종가, 배당 재투자 기준 · 출처: 시계열 직접 조회
결과 1. 수익률은 셋 다 SPY에 졌다
배당 재투자를 포함한 총수익 기준으로, 세 ETF 모두 SPY보다 낮았습니다.
- SCHD가 −1.78%p로 가장 근접
- NOBL이 −3.93%p로 가장 부진
배당을 현금으로 쓰지 않고 전부 재투자했다는 전제에서도 그렇습니다. “배당까지 합치면 배당주가 낫다”는 주장은 이 기간에는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결과 2. 방어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더 의외인 건 이쪽입니다.
| ETF | 최대낙폭 | SPY 대비 |
|---|---|---|
| SCHD | −21.5% | 2.4%p 우수 |
| NOBL | −23.2% | 0.7%p 우수 |
| SPY | −23.9% | — |
| VYM | −24.0% | 0.1%p 열위 |
네 상품이 −21.5% ~ −24.0%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편차가 2.5%포인트에 불과합니다.
가장 방어적이었던 SCHD도 SPY보다 2.4%포인트 덜 빠진 게 전부입니다. 고배당 ETF인 VYM은 오히려 SPY보다 더 깊게 빠졌습니다.
배당귀족(NOBL)은 25년 이상 연속 증배한 기업만 담는, 가장 보수적인 컨셉의 상품입니다. 그런데도 낙폭은 SPY와 사실상 동일했습니다.
왜 예상과 다를까
“방어적”이라는 말의 범위가 다르다
배당주가 방어적이라는 인식은 대체로 특정 유형의 하락장에서 나온 경험입니다. 경기 둔화나 성장주 조정 국면에서는 실제로 덜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가 동시에 무너지는 국면에서는 배당주도 같이 팔립니다. 위기 때 투자자는 배당수익률을 따지지 않고 현금화하니까요. 최대낙폭은 대부분 이런 국면에서 기록됩니다.
금리가 배당주의 약점이 된다
앞서 금리 관련 글에서 짚은 부분입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배당수익률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집니다. 안전자산에서 비슷한 수익이 나오는데 굳이 주식 위험을 질 이유가 줄어듭니다.
금리 상승기에는 배당주가 오히려 취약해집니다. 방어적일 거라 기대한 국면에서 정반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섹터가 한쪽으로 쏠린다
고배당 ETF는 구조상 금융·에너지·유틸리티·필수소비재 비중이 커집니다. 배당을 많이 주는 업종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이건 분산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집중입니다. 해당 섹터가 부진하면 그대로 성과에 반영됩니다.
그럼 배당 ETF는 의미가 없나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고르는 이유가 바뀌어야 합니다.
배당 ETF가 적합한 경우
- 현금흐름 자체가 목적일 때 — 은퇴 후 생활비처럼 정기적인 현금이 필요하면, 자산을 팔지 않고 배당으로 충당할 수 있습니다. 이건 총수익률과 무관한 실질적 가치입니다
- 심리적으로 버티기 쉬울 때 — 주가가 빠져도 배당이 들어오면 보유를 유지하기 쉽습니다. 중간에 파는 것보다 낫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적합하지 않은 경우
- 총수익 극대화가 목적일 때 — 이 기간 데이터로는 SPY가 나았습니다
- 하락장 방어를 기대할 때 — 위 낙폭 수치가 보여주듯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방어가 목적이라면 배당주 비중이 아니라 자산배분(채권·현금 비중)으로 접근하는 게 효과가 큽니다
짚어둘 점
- 13년은 특정 구간입니다. 이 기간은 대체로 성장주가 강세였고, 그만큼 SPY에 유리했습니다. 다른 구간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SCHD·NOBL은 상장 시점 때문에 비교 기간이 제한됩니다. 더 긴 기간 검증은 불가능합니다
- 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배당은 수령 시점마다 과세되므로, 실제 세후 수익률은 위 수치보다 불리해집니다. 재투자형 대비 세금 이연 효과를 못 누리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말하는 건 간단합니다. 배당 ETF를 고른다면 “덜 빠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현금흐름이 필요해서”여야 합니다. 전자는 데이터가 뒷받침하지 않고, 후자는 명확한 근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