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20% 섞었더니 수익은 오르고 낙폭은 줄었다 — 상관계수 0.09의 힘
주식과 금의 월간 수익률 상관계수는 0.09였습니다. 거의 따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22년 데이터로 편입 효과를 계산했더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산배분에서 금은 늘 애매한 위치입니다. 이자도 배당도 없고, 그 자체로 무언가를 생산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효과를 22년 데이터로 계산해 봤습니다.
계산 결과
먼저 두 자산 각각의 성적입니다.
| 자산 | 연평균(CAGR) |
|---|---|
| SPY (S&P 500) | 10.94% |
| GLD (금) | 10.42% |
SPY와 GLD의 월간 수익률 상관계수: 0.09
기간: 2004년 11월 ~ 2026년 9월 · 월간 종가, 배당 재투자 기준 · 출처: 시계열 직접 조회
상관계수 0.09는 사실상 무관하게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앞서 60/40 글에서 본 주식-채권 상관계수 0.23보다도 낮습니다.
섞었을 때의 결과
| 포트폴리오 | 연평균(CAGR) | 최대낙폭(MDD) |
|---|---|---|
| 주식 100% | 10.84% | −50.8% |
| 주식 90 / 금 10 | 11.05% | −45.9% |
| 주식 80 / 금 20 | 11.21% | −40.5% |
월간 리밸런싱 가정
읽고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결과입니다.
금을 20% 섞었더니 연 수익률이 10.84%에서 11.21%로 올랐고, 최대 낙폭은 −50.8%에서 −40.5%로 10.3%포인트 줄었습니다.
보통 분산은 수익을 일부 포기하고 안정성을 사는 거래입니다. 60/40이 정확히 그랬습니다(연 3%p 포기, 낙폭 18.5%p 개선). 그런데 이 구간에서 금은 둘 다 개선시켰습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마법이 아니라 두 가지 조건이 겹친 결과입니다.
조건 1. 두 자산의 장기 수익률이 비슷했다
이 기간 금의 CAGR은 10.42%로 주식(10.94%)과 거의 같았습니다. 수익률이 비슷한 자산을 섞으면 수익을 희생할 게 없습니다.
60/40에서 수익이 깎인 건 채권의 기대수익이 주식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금은 이 기간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건 2. 상관계수가 0에 가까웠다
수익률이 비슷하면서 따로 움직이면, 포트폴리오 변동성만 낮아집니다. 낙폭이 줄어드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리밸런싱 효과가 더해집니다. 한쪽이 급락하면 비중이 줄어든 쪽을 사게 되는데, 두 자산이 번갈아 움직이면 이 과정에서 추가 수익이 생깁니다. 20% 편입이 10% 편입보다 수익률까지 높게 나온 건 이 효과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
이 결과를 “금 20% 넣으면 된다”로 받아들이면 위험합니다. 측정 구간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2004년 11월 시작이 금에 유리합니다. 이 기간 금은 역사적으로 강한 상승장을 지났습니다. 금의 CAGR이 주식과 맞먹는 10.42%가 나온 것 자체가 특수한 상황입니다.
금의 장기 성격은 원래 이렇습니다.
- 생산적 자산이 아닙니다. 이자도 배당도 없고, 오직 가격 상승만이 수익원입니다
- 매우 긴 횡보기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1990년대처럼 2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구간이 존재합니다
-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는 논쟁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잘 작동하지 않은 시기가 많습니다
즉 이 22년이 금에 유독 좋았던 구간일 가능성이 큽니다. 시작점을 1990년으로 잡으면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측정 구간 문제가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실용적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부분
- 상관계수 0.09 — 이건 구간을 바꿔도 대체로 유지되는, 금의 구조적 성격입니다. 주식과 다른 요인으로 움직입니다
- 따라서 낙폭 완화 효과 자체는 재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
- 수익률까지 올라간 것 — 이건 금이 이 기간 특별히 좋았기 때문입니다. 반복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정리하면, 금은 수익을 높이는 자산이 아니라 낙폭을 줄이는 자산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이 기간에 수익까지 오른 건 보너스였고, 그 보너스가 다음에도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짚어둘 점
- 월간 리밸런싱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거래 비용과 세금이 발생합니다. 리밸런싱마다 양도차익이 실현되므로 세후 수익률은 위 수치보다 낮아집니다
- GLD는 금 현물 ETF입니다. 금광주 ETF나 국내 상장 금 ETF는 성격과 과세 방식이 다릅니다
- 22년은 긴 편이지만, 금처럼 사이클이 수십 년 단위인 자산을 판단하기엔 짧을 수 있습니다